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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와 남자가 손을 잡고 있음
    사진출처: maison d'Orsay 공홈

     

     

    메종 도르세는 프랑스의 향수 하우스로, 향에서 시대를 초월한 섬세함과 우아함을 담고 있는 보석 같은 브랜드이다. 향수 하나하나가 프랑스의 귀족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당히 모던하며 시크하게 절제된 매력 또한 가지고 있다. 숨겨진 보석 같은 브랜드, 도르세와 함께 향기로운 여행을 떠나보자.

     

    도르세 향수의 역사

     

    메종 도르세의 창시자는 1801년 프랑스 귀족 가문 출신의 알프레드 도르세이다. 알프레드 도르세는 아마추어 예술가이자 그 시대의 패션 아이콘이었다고 한다. 매력이 많은 사람이었는지 그는 블레싱턴 백작 부인과 적절치 못한 관계였다고 한다. 그에 대한 역사 자료를 들여다보면 그는 나중에 블레싱턴 백작 부인의 15살짜리 딸과도 결혼을 하는데, 결혼 후에도 백작 부인과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며 호화스러운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의 행적에 관한 많은 진술들이 바이런의 저서에서 찾아볼 수 있고, 그의 성 정체성이 여자이냐 남자이냐 뭐 이런 이슈들도 공공연했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었던 건 맞는 것 같다.

     

    메종 도르세는 블레싱턴 백작부인과의 사랑에서 영감을 얻어 향들을 조향했다고 전해진다. 거의 50여 가지의 향수를 20세기 초에 론칭했었고 그중에 일부 향수는 5백만 병 넘게 팔린 향수도 있다고 하니, 그 시대에도 크게 성공한 향수 브랜드인 건 맞았다.

     

    알프레드는 여러가지 예술 분야에 광적으로 관심이 많았고, 향수를 제작함에 있어서도 조향뿐만 아니라 향수의 디자인 및 제작 과정 모든 예술적인 부분에 관여를 했다. 그가 조향한 여러 가지 향수들 중에서 1915년에 발표된 Tilleul이라는 향수는 매우 유명했으며 이 향수는 1995년 올리비아 지아코베티에 의해서 C.G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지금껏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도르세 향수들의 이름은 매우 길고, 향수들 이름 끝에 마치 암호라도 되듯이 영문 두 글자씩 붙어 있는데, 그것이 도르세와 백작부인간의 사랑의 메시지라고 하는 썰도 있다.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딱히 로맨틱하진 않지만 어쨌든 사랑은 사랑이니까 그런 사랑의 위험천만하면서도 위태로운, 깨지기 쉬운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고 싶었는지 몰라도 이 향수 이름은 현재까지도 같은 포맷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르세 향수의 오늘

     

    도르세 향수 하우스가 만들어진지 거의 200년이 지난 시점에, 어린 시절부터 향기의 세계에 둘러싸여 있던 아멜리 후인은 알프레도 도르세와 블레싱턴 백작부인의 사랑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들이 만들어진 향기들에 매료되어 브랜드를 재론칭하기로 결정하였다. 

     

    알프레드와 백작부인의 사랑 이야기는 감정과 친밀감을 말하고, 사랑의 상태를 육신적 욕망을 통해 탐구한다는 면에서 아멜리 후인을 매료시켰고, 그녀는 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기로 한다.

     

    창립자가 지내온 역사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알프레드와 마르게리뜨의 잃어버린 사랑과 비밀스러운 만남에 영감을 받아 다양한 사랑의 형태와 단계에 관한 감성을 새롭게 만드는 향수들에 담기로 하였다.

    그녀는 Olivia Giacobetti, Mark Buxton, Karine Chevalier, Bertrand Duchaufour, Fanny Bal, Vincent Ricord와 같은 유명한 조향사들과 작업하며 하우스의 전통에 맞게 향수 라인을 재설계하였다.

    그녀의 적극적인 통찰력으로 인해 도르세의 향수는 태초에 그랬던 것 처럼 지금도 마찬가지로 알프레드와 백작부인을 위한 것이며, 우리를 종종 정형화되지 않은 사랑의 형태에서 발견되는 이중성의 세계로 안내하는 듯하다.

     

    뭐, 브랜드의 역사에 담긴 내용은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는 그렇게 추앙받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도르세의 향수들의 향들은 매우 아름다우므로, 향수 애호가로서 도르세의 향수들을 탐험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몇 가지 향수를 추천해 본다.

     

    도르세 추천 향수

     

    1. Vouloir être ailleurs, C.G. (쎄줴, 오 드 뚜왈렛)

     

    Want to be somewhere else라는 뜻의 이름.탑 노트: 레몬 나무 잎미들 노트: 라임 트리 꽃베이스 노트: 아카시아 나무, 비즈왁스, 건초

     

    프레데릭말의 엉빠썽을 조향했던 올리비아 지아코베티의 조향작.엉빠썽의 라일락향에서 물기를 뺀 향과도 비슷하다.린덴 블로썸과 라일락향이 언뜻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 그 두 가지 꽃의 향과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푸릇푸릇한 초록의 향이 절묘하게 뒤섞인 향이다. 파우더리한 꽃들이지만 굉장히 향이 자연스럽고 생화 느낌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엉빠썽도 좋아하는 향수이지만 그보다 좀 더 자연에 가까운 생화 느낌의 향수를 찾는다면 C.G. 를 추천한다.

     

    2. Sur tes lèvres, E.Q. (이큐, 오 드 퍼퓸)

     

    On your lips라는 뜻의 이름. 

    탑 노트: 핑크 베리, 앰버

    미들 노트: 재스민, 아이리스

    베이스 노트: 패출리, 캐시미란

     

    도미니크 로피옹 조향작

    살짝 스파이시하면서도 화하게 시원한 느낌의 립스틱 같은 아이리스향으로 시작해서 캐시미란의 포근함으로 잔향이 남는다. 패출리가 포근한 잔향에 약간의 쾌청한 느낌을 더해서인지 향이 파우더리 계열치곤 답답하다는 느낌 없이, 마치 연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을 때 코로 느껴지는 미묘한 향이랄까 요런 절제된 긴장감이 표현된 느낌. 적절히 포근한 향이라서 가을 겨울 계절에 쓰기 좋은 향수이다. 향이 주는 느낌도 성에 치우침 없이 남녀공용향수로 추천할 수 있음.

     

    3. J’ai l’air de ce que je suis, J.R. (지에르, 오 드 뚜왈렛)

     

    탑 노트: 클레멘타인, 이탈리안 베르가못, 카다몸미들 노트: 바이올렛 잎, 라일락, 아이리스, 수선화 꽃베이스 노트: 샌달우드, 시더, 머스크, 모스

    I look like I am이라는 뜻의 이름.

     

    수선화의 향을 모르지만 이 향수를 맡으면 아 이건 수선화의 향이다라는 느낌이 든다. 향이 톤이 높으면서 청초하며 물향도 꽤 있는 편이다. 살짝 스파이시한 느낌이 있는데 카다멈까지 느껴지는 건 아니고 그냥 생화 스파이시함 정도의 느낌만 살리는 정도이다. 전체적으로 청초하고 예쁘며 풀향이 난다라기보다는 뭔가 자연에 있는 꽃향인듯한 느낌이 있고 인위적이지 않은 잔잔함이 있다. 발향도 은은하며 아주 은은하게 파우더리함 한 방울도 함께 존재한다.

    4. Une rose au paradis, R.B (에흐베, 오 드 퍼퓸)

     

    A rose in heaven이라는 뜻의 이름.

    탑 노트: 핑크 페퍼, 알데하이드

    미들 노트: 터키시 로즈, 프리지아, 캐시미란

    베이스 노트: 머스크, 인센스, 뉴칼레도니안 샌달우드

     

    천국의 장미라는 이름처럼 장미 계열의 향인데, 탑 노트의 알데하이드가 두드러지며 전체적으로는 장미 비누의 느낌을 내는 향수이다. 오프닝의 톡 쏘는 핑크페퍼와 알데하이드 어우러짐이 약간 인공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장미향 혹은 장미 생화향 계열의 향은 아니다. 향이 진행되면서 가벼운 머스크와 캐시미란이 잔잔하게 비누 느낌으로 변모해 가는데, 장미 비누향을 좋아하는 향수애호가들에게 시향을 추천한다. 장미향이 두드러지진 않고 향이 알데하이드 덕분에 약간 인공적이지만 매력 있는 향이다. 오드퍼퓸이지만 발향이 가볍고 부담스럽지 않다.

     

     

    도르세의 향수는 시대를 초월한 고전미에 끌리든, 현대적 모던함에 매혹되든, 향기 애호가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향수 브랜드라고 생각된다. 도르세의 향수들은 전반적으로 발향이 과하게 강력하다거나 하는 느낌 없이, 섬세하게 표현된 향기들이므로 향수 애호가로서 아직 도르세의 향수들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리퀴드퍼퓸바에서 시향 및 구매가 가능하니 시향 여행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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